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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책, 프로그램

by 이저 수집가 2020. 3. 1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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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대 철학의 거물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책 <철학적 탐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자가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다면 우리는 같은 말을 한다 해도 서로를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언어가 아니라 공통분모다.


우리의 일상에서 겉으로 복잡해 보이는 특정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려면, 그 사건을 통해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입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공산주의를 이해한다는 것이 공산주의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를 위해서 알아두어야만 하는 체제다. 이 세상에 절대로 알아서는 안 되는 것 따위는 없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 사회에서 경제체제는 이념과 종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 체제를 비판하거나 다른 체제의 가능성을 말하는 이가 이단이 되어 종교재판을 받는 것은 합리적인 현대인들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는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 여행을 하고 있다. 교양은 넓지만 얕은 지식이다. 넓고 얕은 지식은 의사소통의 기본 전제가 되고,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게 하는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된다.



인간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타인을 만나고 위로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말하고, 타인의 말을 들어야 안다. 그리고 이러한 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 기본적인 공통분모를 공유해야 한다. 개인적이고 깊은 전문 지식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최소한의 공통분모로서 교양을 공유해야만 한다.



대중은 생각보다 나약하고 무관심해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귀찮아한다.


비정치적 성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치지 않는 것, 정치적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중립이나 비정치적인 성향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에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보수적 세계관이다.



비판 이론에 따르면 미디어의 오락적 기능은 대중들에게 사회 체제의 압박을 숨기고 도피하게 기능한다. 미디어의 말초적인 가십거리들이 사회 변화를 가로막는 강력한 기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문화를 결정함을 밝혔다.




대학 캠퍼스는 이들이 붙이던 사회비판적인 대자보 대신 영어회화 광고와 취업설명회 현수막으로 가득하다. 요즘 학생들은 착하고 성실해서 안쓰럽다



여기에 정답은 없다. 당신의 윤리관이 당신의 행동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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